스튜어트 켈리 뒤로

1972년생 편집자이자 독서광. 《스코틀랜드 온 선데이》와 《포이트리 리뷰》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월터 스콧의 전기 『스콧-랜드: 국민국가를 만들어 낸 영웅』을 지었다. 현재 아내와 함께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산다.

문학에 빠지게 된 것은 고전 그리스어를 공부하면서부터였다. 실은 체육 시간을 빠져 보려는 심산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그리스 비극을 계기로 “온몸을 쑤시는 좀”에 불과했던 문학에 대한 열정이 “마침내 손에 만져지는 뾰루지”로 돋아났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해서 몇 달 모은 돈으로 구입한 펭귄 판 고전 그리스 극작품들에 푹 빠져 있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됐다. 아이스퀼로스의 작품을 모두 모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여든 편이나 썼다는 것이고, 소포클레스의 극은 달랑 두 권이 아니라 서른세 권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당대 최고의 평판을 누린 비극 작가였던” 아가톤의 작품은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 이것은 당시 열다섯 살 문학 소년에게는 앞으로 바로 잡아야 할 신의 계시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잃어버린 책, 즉 유실되었거나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작품들의 목록은 곧 책 한 권의 분량이 넘어갈 정도로 방대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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