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보파 뒤로

1955년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 년 동안 동물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과학에 대해 낭만적인 꿈을 품었던 그는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어야만 하는 연구실 일에 염증을 느껴 인간 뇌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생각에 대한 생각”에 빠져 지칠 무렵, 갖고 있던 주식 가격의 폭등으로 그는 휴가를 결심했다. 삼 주의 휴가는 십일 년으로 연장되어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일 년을, 아시아에서 십 년을 보냈다. 태국에 머무는 동안 보석학을 공부했고 작은 섬에서 방갈로나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 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낚시와 독서를 하거나 비디오를 보며 한가롭게 보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는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내기 시작했고, 한 친구가 그에게 좀 더 긴 글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낙타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 보았다. 원하는 곳으로는 절대 데려다 주지 않고, 언제나 암컷 낙타가 있는 곳으로만 가는 낙타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쓰면서 알레산드로 보파는 문득, 글쓰기란 사람들을 행복의 절정으로 도달하게 하는 카마수트라처럼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의 첫 소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을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풍자해 내며 이탈리아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관련도서
독자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