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구관조 씻기기」외 54편

▶ 심사위원: 김기택·서동욱·김행숙
▶ 본상: 상패
▶ 부상: 상금 1000만 원

2012년 제31회 〈김수영 문학상〉에 접수된 응모자와 응모 편 수는 미국에서 보내온 투고작을 포함하여 모두 96명 5465편이었다. 올해는 특히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응모가 두드러졌는데, 신선한 개성과 전위적 시 정신으로 무장한 신인들의 작품으로 인해 《세계의 문학》 편집진들은 이번에도 심사 결과를 고대할 수밖에 없었다.
심사 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예심과 본심위원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심사위원들의 1차 독회를 거쳐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을 다시 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올해도 응모자의 이름과 약력 등이 명기된 앞뒤의 표지를 모두 떼어 내고 작품이 접수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후,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을 보내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심사는 제1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인 김기택 시인과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서동욱 교수, 그리고 시인인 김행숙 교수가 맡아 주었다. 치열했던 예심을 통과하여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 「구관조 씻기기」 외 54편
  • 「구름의 묵시록」 외 49편
  • 「너와 나의 큐레이터」 외 49편
  • 「무명 시절」 외 53편
  • 「바나나의 웃음」 외 60편
  • 「불행의 접미사」 외 50편
  • 「약진하는 사과」 외 49편
  • 「종교 박물학」 외 49편
  • 「헤어지기 좋은 날」 외 53편

본심은 10월 12일 민음사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각각의 작품이 지닌 장단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이견 없이 비교적 쉽게 「구관조 씻기기」 외 54편이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언어에게 옷을 입히는 방식이 아니라 언어를 씻기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시적 경험을 선사”하는 「구관조 씻기기」 외 54편은 “예술적인 다양한 ‘방법론’을 지워 버리는 희귀한 ‘방법론’으로” “최근 우리 시에서 볼 수 없었던 농도 짙은 개성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의 새로움과 다름은 재능 있는 시인이라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좋다고 해서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유행될 수 있는 종류의 것도 아니”라고 평하며 「구관조 씻기기」 외 54편을 제3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수상자의 당선을 축하한다.

[세계의 문학 1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