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주)민음사에서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나 모두를 슬프게 했던 IT 업계의 혁신가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출간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는 한편으로, 그의 목소리를 담은 최초이자 마지막 책을 대중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그에 대한 예의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책무라는 사명감을 느끼고 작업을 진행한 책이었습니다. 출간 이후 정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았고, 저희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한편으로 번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어 이에 공지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스티브 잡스』의 한국어판과 미국판을 비교 대조하여 번역이 정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압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 미국 출판사에서 보내 온 국제판 원고와 미국판이 일치하지 않아 벌어진 문제가 상당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번역은 미국 출판사에서 한국을 포함하여 28개국에 7월부터 세 번에 걸쳐 전달한 “최종 원고”로 진행되었습니다. 즉 스티브 잡스를 독점 인터뷰한 저자 월터 아이작슨의 최종 원고를 28개국에서 동시 번역, 동시 편집, 동시 출간한 것입니다. 저자는 다른 해외 출판사에 원고를 전달한 이후 미국 출판사와 편집을 진행하면서 문장을 조금 더 다듬거나 손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국제판 최종 원고와 미국판 사이에 미세하게 차이가 생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가 내용상 차이라기보다는 편집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이에 대해 미국 저작권사로부터 받은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들에게 보낸 번역 원고 이후의] 변화들은 모두 [월터 아이작슨의 오랜 편집자인 앨리스가] 미국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작은 변화들입니다. 원고를 외국 출판사로 보낸 후, 월터는 원고를 계속해서 조금씩 고쳤습니다. 그건 대부분 문체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앨리스에 따르면, 책의 의미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본질적인 변화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there were not any substantive changes that would materially affect the meaning of the book.)

독자 여러분이 미국판과 대조한 후 문의하신 것들 중 많은 부분은 편집이나 번역의 잘못에 해당하는 게 결코 아님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실수를 하거나 오류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수정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미국판과 국제판을 모두 공인했기 때문에, 출간된 미국판을 근거로 해서 단어 하나하나를 비교해 번역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받은 국제판 원고는 “최종 원고”로서 내용상 아무 이상이 없는 완전 원고입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스티브 잡스』 총 챕터의 수가 미국판은 42장까지이고, 나머지 28개국의 국제판은 41장까지입니다. 이것은 국제판에서 원고가 누락된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 「20장 A Regular Guy」를 두 챕터로 나눠 편집했기 때문입니다. 국제판의 「20장 A Regular Guy」를 똑같은 제목의 「20장 A Regular Guy」와 「21장 Family Man」으로 나눈 것입니다. 따라서 내용상 차이는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우려의 말씀들 덕분에 좀 더 반성하고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적해 주신 사항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고쳐 나가겠습니다. 잠깐의 실수가 독자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 줌을 명심하고 한 치의 오류도 용납하지 않는 자세로 훌륭한 책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 10. 28
(주)민음사